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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10.04.02 Don't judge me. 1
  10. 2010.03.30 그의 이상형 1
서재2010. 4. 19. 18:14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민음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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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주절대자면, 시험이 끝나고 가장 먼저 읽어야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책이 있다면 제임스딘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의 원작 소설인 <톰 리플리> (제임스딘의 영화 자체가 톰 리플리라는 제목으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다)

이 원작 소설 <톰 리플리>의 작가가 페트리샤 하이스미스.
민음사에서 이 여성 작가의 단편 소설집을 3권(? 어쩌면 더 많이) 냈는데, 그 중에 한 권인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라는 책을 봤고 (저번주? 저저번주? 쯤이라고, 내 양심에 거슬리지 않도록 날짜는 잊어버렸다) 그래서 이 사람 책을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별명이 <20세기의 애드가 앨런 포>라고 하는데, 마찬가지로 조금 음울하고 괴기스런 분위기가 글 전반에 자리잡고 있지만-거의 전부다가 추리소설이다- 읽고 나면 아주 심하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만한 <못된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설이니까 그게 아주 비극적이거나 뜻밖의 결과를 초래하기는 하지만, 주인공이 어떤 기분이었는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여기서 부터는 스포일러)
제목이 나를 부른 책과 같은 제목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라는 글은 친목모임안에서 한명이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다. 다들 아주 소박하게 "그가 촌스럽기 때문에" 혹은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지 않았기 때문에" "유머러스하지 않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로, 스스로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사람과 어울리기 싫다고 직접 말하는 것은 너무 특별한 이유가 없고, 자신이 경박해보이고, 등등의 이유들로, 그저 그 사람을 조금 무시하거나, 조금 괴롭히는 방식으로 그 기분을 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그는 자살한다.
사실은 <우리가 그를 죽였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다들 모여서 <안타까운 죽음>이라던지 <비극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음 모임에서 봐요>로 헤어지고.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역시 <검은집>과 <당신은 우리와 어울리지 않아> (이름이 불렀으니까). 그럼 이제 다음 리뷰는 리플리가 되려나? : )

Posted by aeons
노트2010. 4. 19. 17:59


1. 현대인은 소비하는 존재이다. 케네디가 니가 나라를 위해 뭘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소리 친 이후 개인은 나라를 위해 돈을 마구 쓰는 기능을 가지게 되었다. 없으면 꿔서라도.

2. 소비하는 기쁨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우리는 소비하는데서 기쁨을 느낀다. 소비로 인한 소유의 기쁨은 이것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경험상 알다싶이 소비의 기쁨은 소비의 순간 부터 하락하기 시작하여 다시는 되돌아 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기 위해 우리는 다른 것을 산다.

3. 자유시장을 비판하는 유럽의 수정자본주의자들은 이런 주장을 한다. 결국 자본주의는 필요하지 않는 것을 사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파멸적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욕심을 끝이 없고 이것을 이용해 자본가들은 끝없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고 -슘페터는 이를 innovation(번역도 멋들어지게했다  "혁신")이라 칭했던가- 그것을 사도록 조장한다. 마케팅과 PR이라는 분야가 얼마나 유망해졌는가.
그러나 사고 싶을 때 사지 못하면 그건 그냥 잊혀지고 실상 삶에 큰 불편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안다.

4. 그래서 법정 스님처럼 대단하신 분은 이런 범인의 질곡에서 해탈하시고자 무소유를 주장하셨지만. 나는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해야하기 때문에 (난 아주 잘 사회화 된 아이니까 (ㅋㅋㅋ) )오늘도 쇼핑 리스트를 만든다.

   (1) LUMIX GF1 :이라고 썼지만, 그저 카메라가 가지고 싶은 것이니 다른 것을 살수도
   (2) Cycle; 사실 유사싸이클이라고 좀 작은 아이가 가지고 싶은데 비싸다 (-_-; )
                하지만 도둑 맞고 도둑 맞고 또 도둑맞아도 탄천 변을 달리는 나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즐겁다. 아하하
   (3) 운동화: 민트색 운동화가 가지고 싶다는 것은 상상속의 바램 -_-;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못 사기 일쑤임으로.
                 그저 예쁜 색깔의 스니커즈가 가지고 싶다.
   (4) 옷도 좀 사야지. 백화점 개장 시간에 들어갈테다 -_-;
   (5) iPhone: 엉엉 갖고 싶어. 나를 노예계약에서 풀어줄 이웃나라 왕자님은
                어디서 뭘 하는게냐!
   (6) Shoes: 사실 내가 현명한 소비자라면 나에게 가장 급하게 필요한 것은 구두;;

5. 이렇게 짧게 쓰는 건 뭔가 나답지 않아서-독자가 늘어버리면 어떻하지, 라고 걱정하면서-덧붙이자면. ^^;
인간은 타인을 판단할 때 단지 그의 몸뚱아리와 내면의 무언가-이것에 대해 많은 명칭이 있다. 영혼이라던가 마음이라던가 정신이라던가-만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가장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는 것은 그가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다.
어떤 옷을 입고-난 못생긴건 괜찮아 못생겨도 매력적인 얼굴이 있기 마련이지  하지만 옷 못입는 여자는 안되겠어  라고 말하는 남자아이를 본 적 있다-어떤 차를 타고-강남에서 여자를 꼬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잘생기거나 말을 잘하거나 할 필요없이 그저 페라리를 끌면된단다. 참고로 난 자기 스스로 로디우스를 골라 산 사람이랑은 절대로 절대로 사랑에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어디 살고, 좀 무형적이지만 분명 소유의 대상임엔 확실한 어느 대학을 나왔고 어떤 직업을 갖고 등등등. 물론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명심해야 할 것은 타인을 그가 가진 것으로 판단 하는 사람일 수록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내린다는 것이다.(개인의 사고 체계는 무척 일관되어 있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자기 규칙 하에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지롱)
그러니까 우리가 무엇을 사면서 느끼는 쾌락은
1)그런 물건을 가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나 특성을 자기도 갖게 되었다는 생각과
2)새로운 영역으로 자아를 확장했다는 사실
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지와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내 본질적인 자아에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므로 진정 자신의 내면이 그렇게 확장되지 않는 이상 소비 이후의 기쁨은 급속히 줄어드는 것이다.

6. 그러므로 자꾸 뭔가를 사대는 사람은 사실 자아가 불안한 경우가 많고(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재벌이 아닌 우리는 소유의 기쁨의 효과를 만끽하기 위해(돈이 없으니까) 좀 더 자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정 된 자원내에서 큰 효과를 보기 위해, 진정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와 물건의 구입보다는 자기 자신을 발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7. 그러니까 결론은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 
이유는? 돈이 없으니까 -_-;

8. 조용히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니, 지금 내 자아는 카메라보다 밥을 원한다.
(이런 현실과 욕구의 완벽한 조화에 맞는 형용사는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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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공기가 너무 투명해서 두근두근
길가에 흐드러진 벗꽃이 너무 예뻐서 다시 두근두근
마침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던 노래는 미스치루.
 "Oh,darling 通り雨が明るまでカプチーノでも頼んで待とうか。(오, 달링, 소나기가 지나갈 때까지 카푸치노라도 마시면서 기다릴까?)"

거기에 확 꽃혀서, 나는 darling이 없으니 S와 MJ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겟또한 카푸치노가 이것.

정자동에 있는 (엄밀히 말해 정자동이지만 정자동 까페 거리와는 차로 이동해야만 하는 거리에 있다. 수지스에서 더 미금역 쪽으로.) 소화림이라는 까페.

그 건물에 있는 까페와 가게들이 다 마음에 들었는데 사실 특별한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소화림에 들어갔고, 거품을 가득 올려주는 스노우 어쩌구저쩌구 카푸치노가 아주 일품.

가격도 예뻐서 더 좋았고, 소화림에서 만드는 쿠키를 같이 시켰는데 (카푸치노 뒤로 얼핏 보이는 아이) 맛있어서 지금도 생각난다 -_-; 포장해서 안 파나;;; 막 이러고..


시오노 나나미의 "남자들에게"를 펼쳐놓고 그래그래, 맞아맞아, 그런데 이런 남자 없어,라고 말해가며 2시간의 알찬 여유. 10년만에 남자들에게를 다시 읽으면서 느꼈다는 MJ의 소감은 "시오노 나나미, 까다롭기는"이었단다.
나는? 10년 전에도 똑같았지만, 남이사 -_-; 나나 잘하자.





봄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다가,
하지만 나도 내가 미친 애 같아.
라고 말해봤지만 MJ는 뭔소리냐듯 대답도 안하고 딴 이야기로 넘어갔다.
미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없겠지?

버스에서 내려 도서관까지 걸어가는 가로수길. 다시 한번.
無駄なことなどきっと何一つとないさ。突然落とづれる鈍い悲しみに出会っても。忘れないで君の事僕は必要としていって、同じようにそれ以上に思っている他人もいる。(쓸데 없는 일 같은 건 하나도 없어. 갑자기 떨어진 쓰라린 슬픔과 만난다고 해도. 잊지마. 너를, 나는 필요로 하고 있고, 똑같이 그 이상 생각해주는 다른 사람도 있어.)

<Mr.Children - it's wonderfu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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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성큼 찾아왔고,
갑자기 나도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고 (모든 사진은 햅틱이 분발한 것)
저녁 산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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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 (화)

우습게도 오늘은 간만에 날씨가 음산해진 날인데 나는 또 감 못잡고 옷도 가볍게 입고 나온 주제에 이상하게 덥다. 의자에 털썩 앉고 나니 내 땀 냄새가 훌쩍 올라오는 게 괜시리 주변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게 된다.

가끔 의외의 순간 의외의 것들이 생각 지도 않았던 기억들을 데려오는데 지금 이 순간이 그렇다. 미끈미끈한 게 찝찝해도 꼭 잡고 놓을 타이밍을 잡지 못하던 처음 하던 연애 생각이 났다랄까. 우습게도. 이미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잘 기억도 안나는데.

어제 친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아이가 사실 자신의 가장 행복했던 연애의 기억은 M선배와 만나기 직전까지였다는 말을 했다. 정말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좋아할 수 있던 시기였어,라고. 내가 아는 M 과 그녀의 연애는 일단 짧았고, 그녀가 먼저 이별을 말했고 순정남의 전형마냥 M은 꽤나 마음 고생이 길었는데 그녀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온게 너무 신기했다. 그런데 왜 헤어졌어? 라는 내 말에 대답은 3글자. "어렸지."

그래, 우리 아주아주 어린 주제에 세상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굴었던, 정말 어린 시절이 있었다. 언제 잡은 손을 놓아야 하는 지, 언제 버스를 타야 하는지, 언제 전화를 끊어야 하는지, 어떻게 넘치는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지 도대체 모르던 시절. 엔진이 타 터질때까지 브레이크라고는 모르고 정면 돌진하던 때가 있었던 것이다. 노래 가사마냥 그건 너무 이상항 경험이고 그래서 행복한데 불안함을 느끼고 그 불안함이 불행의 전주가 되던.

내 인생, 내 선택은 결국 나만의 것이라는 것을 아직 제대로 배우지 못해 서투름에 주변을 둘러보지만 누구 하나와도 눈이 마주치지 않을 때의 두려움이 그때는 있었다. 마치 나 혼자만의 느껴지는 이 땀 냄새와 후덥지근한 열기 같이. 그 때는 그게 왜 그리 어색했을까. 그 모든 처음엔 감정을 모두가 왜 그 사람 때문이라고만 생각했을까. 소중하기 그지없어 두 손으로 고이 감싸 안아야 하는 것임을 왜 알 수 없었을까. 아마 시간을 되감아도 알 수 없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때는.

처음은 뭐든지 기억에 남는다는데, 갑판에 올라와서도 펄쩍 몸을 튕겨대는 큰 물고기의 생생함이 아니라 조금 더 처연한 안개빛이겠구나 하는 요즘.

그렇게 같은 듯 다른 기억을 모두 끌어안고 한걸음 한걸음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처음에서 두번째로 두번째에서 세번째로. 강이 얼마나 넓은지 알 수 없지만 급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오직 다음 징검돌만을 바라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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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roove gro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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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2010. 4. 5. 23:46

예전에 단순하게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
(참고--> 2010/03/15 - [서재] - 1월 2월 그리고 3월의 반)
 
the secret book이라는 원제 밖에 생각이 안났지만, 한국 번역서의 제목은 "비밀 엽서"였다. 씨리즈로 총 4권이 나와있다.

비밀엽서: 세계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은 비밀고백 프로젝트 상세보기



아무에게도 말 못한 당신의 비밀을 적어서 자신에게 엽서로 보내달라고, 프랭크 워렌이란 사람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 기획이 엄청 먹혔기(?) 때문에 몇 번의 전시회도 열었다. 결국 사람의 비밀은 다 비슷비슷하다는 것이 나의 소감(?)


"There are two kinds of secrets:
               those we keep from others and we hide from ourselves."  
당신의 비밀은 어느 쪽?  비밀이니까 말해줄 수 없겠지?    

가장 많은 타입의 비밀은,
당신이 더 이상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은 알고 있어요.



그 만큼 많은 타입의 비밀은, 사실은 더 이상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역시 사람 마음은 갈대? )
"I don't wear my ring,
because I don't love her. Not because I don't like rings.."
(아저씨 제발;; 나 아직 결혼 안했는데 꿈과 희망을 좀 주지 않을래 -_-; )

또 다른 유형은, 죽고 싶어요.


"The nights I sleep the best, I dream about being shot"




                                   "Feel blank inside me"

당신을 속이고 있어요, 계속 속일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


다시 사랑 타령으로 돌아와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만큼 많은 것은
당신을 열렬히 사랑한답니다.

'                   I met you one night and I fell in love with you.
                I was too afraid to tell you and you never found out"


이런 남자들에게 하는 여자들의 말은 "어쩌라고"

역시 솔직하고 직설적인 것이 좋다면,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읽을 수 있는 말들.




가장 충격적이었던 엽서는 사실, 사진으로 찍어놓지는 못했지만, 기억에 대강 이런식
"그 사람이 감옥에 있어요 2년 됐죠.
앞으로 9년 남았어요.
내가 한 일 때문에"

가장 내용상 좋았던 것은 이것;


"Dear Frank,
I have made six postcards, all with secrets that I was afraid to tell the one person I tell everything to, my boyfriend. This morning I planned to mail them, but instead
I left them the pillow next to his head while he was sleeping.
Ten minutes ago he arrived at my office and asked me to marry him.
I said
Yes"

나의 비밀은...





Posted by aeons
노트2010. 4. 3. 23:54


1. 화폐가 생기기 이전의 인류는 필요한 자원을 자력으로 생산하거나 물물교환으로 얻어냈다. 화폐는 물물 교환 시장이 가진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타났다.

이 문제점을 욕망의 이중적 일치(Double coincidence of wants)라고 한다.

욕망의 이중적 일치(Double coincidence of wants)

; 물물교환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내가 원하는 물건을 상대방이 내놓는 동시에 상대는 내가 가진 물건을 원해야 한다.

욕망의 이중적 일치를 이루기가 매우 어려워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화폐가 발달하기 시작한다.

2. 관계에도 욕망의 이중적 일치는 필요하다. 그런데 왜 사랑에는 화폐가 생기지 않은 걸까.
내 마음을 100개로 쪼개 열다섯개쯤 네게 줄게. 위험 분산의 차원에서 저 남자에게 열개쯤 주고. 너의 마음은 마흔 네 개로 쪼개졌으니 우리의 환율은 0.44구나. 내 마음은 선진국인가보다 물가가 왠간해서는 요동을 치지 않는데 니 마음은 이멀징마켓이라 아주 물가 상승률이 두자리 수구나. 결국 내 마음은 하찮기 그지없어 지겠으니 여기서 물러설 때인가보다. 본전은 생각하지 않을께 쫄딱 안 망한게 어디니.

그래도 말이야, 나는 네가 내 마음을 오래된 사진처럼 소중하게 간직해야 줬으면 했다. 하얀 코끼리처럼 참으로 쓰잘데기 없는 것일지라도 어느 날은 의무감으로 어느날은 진심으로 돌봐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3. 애정의 화폐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단지 효율성만을 추구 하는 존재는 아니어서 아닐까

영화 아바타에 명대사중에 하나는 나비족이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인공이 하는 말;
"우리가 그들이 원하는 무엇을 가지고 있겠어요?"

4. "네가 내가 원하는 걸 줄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태도로 사람을 대하면 친구가 없기 마련이다. 알몸으로 태어났지만 옷 말고도 가진 것은 많다.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것들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인간의 고뇌는 시작된다. 머리가 마를 수록 우리는 스스로의 가치를 의심하게 된다.).
분명히 우리는 상대가 바라는 "그것"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족, 친구, 연인에게 바라는 것은 뭘까. 분명한 것은 그게 지독한 명쾌함을 추구하면서도 화폐와 같은 대체 수단이나 가치측정 도구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 우리를 살아있게한다.

6. 사실 아바타의 명대사를 보고 실소했는데 물론 저 대사가 감동과 깨달음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욕망의 본질에 대해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욕망을 대상물을 인지한다음 깨닫게 되는 것이다. 닌텐도를 본 적 없는 아이는 닌텐도를 바라지 않는다. 부시맨들은 서양인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옷을 입지 않고 지냈다. 언니만 둘인 K는 어릴 때 별로 자전거를 배워야겠다는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단다. 난 부모님이 오빠에게 10단 기어 삼천리 자전거를 사 준 다음날 두 무릎이 다 나가버렸는데!

덧, 그러니 자전거는 존재의 가치가 충분하다. 내 자전거 훔쳐간 놈 넘어져랏!-_-;

7. 마치 돈만 있으면 뭐든 다 얻을 수 있어보이지만-심지어 사람 마음도-돈으로 얻었기에 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심리학에서 인지적 부조화 실험. 내용은 이렇다. 아주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시킨다음 첫번째 그룹에게는 실험 참가비로 1달러를 두 번째 그룹에게는 20달러를 주고 세번째 그룹에게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그런 후 실험 참가 만족도응 조사하면 아무것도 받지 못한 사람보다 첫번째 그룹의 만족도가 더 적게 나온다는 것. 일견 객관적으로 보이는 척도가 나타나면 우리는 우리의 마음보다 그 잣대를 더 신뢰한다.

지금 내가 돈 때문에 포기하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4월의 화창함?

덧, 고백한다.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쓰고 있다.

8. 너무 길어질 것 같아 두 편으로 나눌까 잠시 고민하긴 했으나 어차피  포스팅을 꼼꼼히 읽어주는 건 많아야 셋 T-T

9. 욕망 자체가 그 존재를 확인하거나 정도를 측정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욕망의 이중적 교환을 어렵게 하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더 나은 거래를 하기 위해 욕망의 가치를 속이려는 유인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내 손안에 찾기는 만원쯤은 받아야 하고 남의 손에 솔개는 천원 짜리였으면 좋겠다. 물건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내 마음은 상처 받으면 아프니까 나한테 상처는 저 놈은 나쁜 놈이고 니 마음은 내 알 바 아니다. 눈에 안보이니까. 세상 누가 자신의 행복을 희생하면서 1남의 행복을 지지할 수 있을까. 그러니까 10년지기가 애인을 빼앗아가도 사실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 밖에 없다. (받아들이고 나면 이민호같이 귀여운 애랑 같이 살게 될지도 모르잖니)

10. 그러나 역시 인간관계란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니까, 결국 감정에 솔직한 게 최고야. 라고 말하는 건 가끔 진리로 들리고 대부분의 경우는 딜에 실패한 루저들의 자기 위안 쯤으로 들린다.

11. 나는 후천성 루저 증후군 환자니까 오늘도 바이러스에 충성을 바치며 투덜거린다.
진심만을 말해도  쌓이는게 인간관계인데 왜 우리는 자꾸 거짓 신호를 발송하는 걸까. 인간은 가끔 사회화라는 명목하에 모두가 괴로운 룰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아. 아, 나는 노이즈에 시달려 죽을 것 같아.

12. 투덜거리기는 인간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우리의 마음은 거래 실패자들을 위해 많은 장치를 만들어 두셨다. 진리는 이것이다. 능력이 없으면 낙천적이기라도 해야한다는 것. 뭐 능력이 있고 낙천적이면 더 좋고 ㅎ ㅎ)

13. 그러나 번번히 거래에서 실패하고 있더라도 사실 무엇보다 큰 위안은 존재한다.  미래는 알 수 없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것?

14. 그래서 10년전에 H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모든 인간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해보자고. 그게 누굴꺼 같아? 이미 만났을 거 같아? 아님 좀 더 살아봐야 할 것 같아? 왜 그 사람일 것 같아?
-글쎄 죽을 때까지 알 수 없지 않을까....
그런데 확실히 죽기전에 생각할 것 같아. 살면서 만난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15.스쳐감으로 나를 밀어주는 바람에게 감사하며

또 나의 미숙한 신호 발송을 노이즈로 취급하지 않는 그대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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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빈도와 인상  (3) 2010.03.26
Posted by aeons
노트2010. 4. 2. 23:56


1. Don't judge me.(혹은 Don't be judgemental.)
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도 필요하다고 MJ가 말했었다.

2. 내가 누군가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99%정도 같은 종류의 감정의 소용돌이가 몰아쳐서다.
"니가 나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a가 b와 처음 싸웠을 때의 이야기를 하소연 하듯이 했다.
"제가 막 화를 있더니 b가 뭐랬는지 아세요? 난 너한테 나에게 화낼 권리를 준 적 없어. 제가 얼마나 황당했다구요."
당시엔 내가 깔깔대며 마구 비웃어줬는데 사실은 나도 한통속이다. 우리 둘이 한통속이면 그건 모두 아빠 탓. )

저 말은 두가지 가능성을 내포한다.
 (1) 절대적인 도덕적 기준에서 그런 말을 타인에게 하는 것은 실례라고! (don't even try to rationalize everyhing by relativism. )

 (2) 네 기준에 맞춰 나를 판단한 다음 그렇게 말하면 안돼(don't judge me.)

3. 모순되어 보이지만 사실 저 두 규칙은 깔끔하게 정리될수 있다.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가치가 존재하다면 그것은 지켜져야 한다.  절대적인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타인의 논리와 생각은 내 것만큼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

문제는 절대적인 가치라고 믿는 것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절대적인"이라는 말의 의미상 모두가 공감할 만한 것이어야 하는 거야,라는 전제가 들어가면 결국 우리는 상대주의의 오류에 빠진다. (세상 모두가 공감하는 가치란 건 없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고 우리의 모든 행동들은 존중 받아 마땅해진다.

4. 상대주의가 곧 포스트모더니즘 나라의 스카이스크래퍼 쯤 된다지만 상대주의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떤 순간에는 "널 이해해"가 아니라 "이 일은 네가 잘못한거야"가 필요하다.  "내 인생" 이라고 이름표를 써붙인 자전거는 <참 잘했어요>와 "네 잘 못이야"라는 두 바퀴로 굴러간다. (자전거 타는 것보다 균형 잡기가 백배는 힘들다.)

5. 하지만 이 고집("네 잘못이야"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때문인가보다. 나는 결코 이 바람 저 바람에 춤추는 갈대같은 사람이 아니다. 덕택에 정(釘)도 많이 맞아보고 미움도 받은 적 있다. (물론 미움은 누구나 받은 적 있다 ㅎ) 변명이라면 내가 단 한번도 내가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고민을 안해본 것은 아니라는 것. 가끔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저건 아니라고 생각해도 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라고 생각하고 넘어간적이 있었다.

6. 하지만 그것은 단지 고개를 똑바로 쳐들고 내게 다가오는 세상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은 상상과 기대에 맞추어 돌아가지도, 이론과 논리에 맞추어 돌아가지도 않아서, 때로 생각지도 않았던 사건과 사고들이 그 잔인함을 드러내곤 한다. 그러니, 사실은 그것들을 마주 대할 용기 부족 했던 것 뿐. 알면서도 번번히 덤불 숲에 고개만 쳐박고 아무도 아무것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믿는 한 마리 타조가 된다.

7. 가끔은 누가 편하게 사는 요령들만을 이야기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생각한다. 그게 바로 오직 상대주의만을 신봉하라는 것일까? 하지만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것인지 오늘도 불필요하리 만치 많은 감정의 피를 흘리면서 살아가고, 상처 받을 것을 알면서도 누군가를 믿어버리고, 조금 더 솔직하고 진실했다면 우리가 좀 더 맑고 투명한 사람으로 서로에게 기억되지 않았을까라는 후회를 한다. 사실은 내 마음에 대못 박은 저 놈도 똑같이 그렇게 믿으면서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믿으면서.

물 샐틈 없는 논리로 자신을 포장 하려고 노력해도 결국에는 상대주의와 절대주의를 제멋대로 섞어서, 거기에 가득 오해와 거짓과 믿음과 애정을 버무린 드레싱을 쳐가면서 나는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너도, 네가 믿는 가치를 손에 쥐고 열심히.

8. 다행인지 불행인지 세상은 모든 다양성을 인정하기에는 혹은 절대주의인가 상대주의인가 선택하기에는, 너무나 단순 명료할 때가 있다. 원하든 원하지 않았던 상대를 화나게 했다면 욕 먹을 수 있고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 건 돌에 맞은 개구리를 죽기도 하는 것이다. 내가 의도 하지 않았다고 해서 개구리의 죽음에 내 책임은 콩알만큼도 없는 걸까?

결론은 세상은 아주 분명한 형태로 지금, 내 앞에 현실로 보여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괴로워도 기꺼이 머리를 쳐 박을 찔레나무조차 마련해 주지 않은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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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eons
노트2010. 3. 30. 11:00

1. 내가 아는 어떤이의 이상형은 또 내가 아는 어떤이다. 이렇게 구체적 이상형이 있으면 사람들의 반응도 아주 재미있다

<<긍정적 반응>>
-아. 그런 타입?
-멋지지! 그 사람

<<중립적 반응>>
-아..... 걔
-아..... 왜?

<<부정적 반응>>
-너 취향 참 특. 이. 하. 다.
-보는 눈이 엉망이네
-왜? (대체 왜?)

2. 인간의 선호도 표준 정규 분포를 따른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인류가 열심히 개발 해 온 교육 시스템의 승리이기도 하다.
심지어 우리는 좋아할 만한 사람이 어떤 타입인지도 배우고 또 충실히 그것을 실행한다. 이 말인 즉슨 당신은 첫만남에서 98%의 사람에게 호감을 살수 있는 타입일 수도 있고 반대로 98%에게 반감을 살수도 있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인기에 마저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한다

그러니까 특이하게도 남들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물건을 좋아하게 되었을 경우 그 마음을 지키키란 정말 어려운 것이 된다. 사람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걘 별로잖아!

3.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타인을 대할때 대부분의 경우 눈에 보이는 것에 치중하기 때문이 한 이유일 것이다 (이에 대한 것은 이 전글 2010/03/26 - [노트] - 실패의 빈도와 인상
) 사랑에 빠진 이는 이런 세파에 당차게 반항한다.(반항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랄까 ㅋ)
-아냐 그 사람에게는 나만이 아는 좋은 점이 잔뜩 있어

그럼 타인들은 반응한다
-우리도 다 알아 그 좋은 점. 모를 줄 알았냐? 근데 그 정도 좋은 점은 개나 소나 다 있거든.

이런 인생에 도움이 되는 충고를 사람들은 대부분 잘 듣지 않는다. 그리고는 눈에서 콩깍지가 벗겨졌을 때야 비로소 말한다
-내가 미쳤었지
-그 때 니 말 들을걸

어떤 이는 다 경험이지. 너에게 어울리는 더 좋은 사람을 만나.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98%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내 바람은 그 혹은 그녀가 영원히 그 콩깍지를 벗지 못하고 사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최적안인 것 같은데 말이다.

4. 분명히 내 마음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진정 무엇인지 알기는 힘들다. 내가 살아온 궤적이 나의 판단을 방해하고-예를 들어,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에는 너무 고학력자이거나, 내가 원하는 일을 하기에 너무 저학력이라 금새 포기하게 되거나 등등-나의 가족이나 친구들의 기대가 나의 판단을 방해하고, 어디서 자라났는지 모르겠지만 이럴 때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내 자존심이나 의무감 같은 것이 또 나를 방해하고,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살 때는 몰랐던 장애물들이, 아주 쉬워보이는 질문 "나는 진정 무엇을 좋아하는가?"라는 질문을 하면 나타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객관식 인생을 선호한다. (이 말은 엄밀히 꾸비스또님의 아이디어이다) "아, 나 이거 좋아해"는 "나는 __을 좋아합니다"보다 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표준 정규분포에 포함되어 간다. 어려운 질문은 머리만 아파요.라고 말하면서.

덧, 물론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제대로 알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극장에 가서, 예매율 1위의 영화를 보고,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장소에 가서 일요일 오후를 보낸다. 하지만 이게 어때서!! 사실은 시키는 일만 잘 하는 사람이 많아야 사회가 잘 굴러간다. 이것이 바로 사회화 교육의 진정한 목표.

5. 나는 음모론은 별로 안 좋아하니까 언능 접고, 다시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어쨌든, 우리는 첫째, <선의의 거짓말>, <예의 범절>이라는 컨셉으로 부정적인 반응이나 중립적인 반응을 하지 않는 법을 배웠고, 둘째, 비슷한 선호체계를 가진 사람들끼리 친구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자신의 이상형이 누구누구라고 말했을 때 그에 대한 부정적 혹은 중립적 반응은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둘이 사귀는 것도 아니다. -->즉 현실화 되지 않았다. 현실화 되면 또 오른손을 번쩍들고 <난 반댈세>라는 사람이 나온다. ) 그래서 그들은 입을 모아 그 혹은 그녀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고 칭찬하고, 그들 그룹과 옅은 고리로 엮여 있는 또 다른 그룹은 <꼭 똑같은 것들끼리 놀아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안다. 똑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는 것 (그런데 그 행운은 꼭 내가 싫어하는 걔한테만 오는걸까.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쟤한테! ) 단 하나 바라는 것은 제발 둘이서만 놀았으면 좋겠다는 것. (이런 발언을 할 때 마다 덤불 숲에 머리만 쳐 박은 다음 숨었다고 생각하는 타조가 나같다는 생각이 든다 -_-; )

6. 하지만 역시, 우리는 이상형인 사람을 만나 사귀고 결혼하게 되기도 하지만, 결혼 뒤에 이상이 산산 조각이 나기도 하고, 그리고 또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상형이랑은 너무 다른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살기도 한다.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평생 내가 뭘 원하는지 결국 발견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고, 아예 원하는 것이 없어서 그냥 물 흘러가듯이 사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삶을 살던지 잘 못 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치열하게 고민하고 즐거워하고 괴로워 하는 삶의 순간 순간들 전부가 아닐까. 심지어 너무 쉽게 잊혀지는 사건들 사건들 까지.

7. 아무튼 그렇지만 아직 우리는 인생의 1/3 터닝 포인트를 채 찍지도 않았으니까 (앞으로 60년을 더 살 생각을 하면 가끔 끔찍하다. "가끔, 아주 가끔") 더 나은 미래라던지,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던지,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라던지, 모두 찾을 것이라고 꿈꾸면서 오늘을 채워가는 것이 정답 아닐까. 예뻐보이는 색깔로 물들이면서. 가끔 누군가가 욕해도 <넌 나랑 다른 선호체계를 가졌을 뿐이야!>라고 외쳐주면서.

그리고 나이가 먹으면 멋지게 기타를 들고 Eddie Vedder마냥 "oh~ i'm a lucky man to count on both hands the one I love"라고 노래해주자. 맥주도 마시고. 그 때의 그 대답없던 고민의 메아리들에게 껄껄껄 시원한 웃음을 날려주면서. 그때까지도 대답을 못 가졌다고 하더라도 원래 그런건 "some folks just have one, others they got none "이니까. (나 너무 Eddie Vedder 아저씨를 신봉하고 있는 걸까? )


8. 나는 내 이상형이 뭔지 모르겠다. 알고 싶지도 않고 ㅋㅋㅋ


덧, Eddie Vedder가 언제 그런 말을 했어! 싶은 사람은


Posted by ae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