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당신옆에 소시오패스>라는 책을 빌려봤다. "양심없는 그들! 바로 당신옆에 있다!" (무섭지?) 라는 카피프레이즈에 홀라당 넘어가서.
이런류의 심리학책에는 꼭 등장하는 <바로 이런 사람이 소시오패스(3가지 이상 해당 될 때 의심해 볼 필요가 있음)>의 7가지 조건들에 의심스러운 사람을 하나하나 집어 넣어가면서.
참고로 미국 정신 의학협회: American Phsychiatric Assocoiation:APA)의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 4에 따르면 그 조건들은 1.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함. 2. 기만적이고 간교함 3. 충동적이고 미리 계획하지 못함 4. 화를 잘 내고 공격적임 5.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안전을 개의치 않음 6. 시종일관 무책임함 7. 다른 사람을 해하거나 학대하거나 무언가를 훔친 뒤에도 가책을 느끼지 않음. 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다. 이럴리가. 아차. 그 다음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APA의 정의는 진정한 의미의 소시오패스나 사이코패스를 진단하기 보다는 단순히 "범죄성(criminality)을 더욱 잘 묘사할 뿐이라고 생각하는 연구자들과 임상의학자들이 있다. 이들은 추가로 입증된 소시오패스 집단의 특징들을 지적한다. 그 가운데 보다 빈번하게 목격되는 한가지 특징은 말 잘하고 번지르르한 매력으로, 진정한 소시오패스는 이를 통해 비유적으로든 글자 그대로든 다른 사람들을 '유혹'한다. 이 일종의 카리스마를 통해 주변의 대다수 보통 사람들보다 더욱 매력적이거나 더욱 흥미롭게 보인다. 즉, 그(혹은 그녀)는 다른 모든 사람들보다 더욱 자발적이거나, 열정적이거나, 섹시하거나, 재미있거나, 혹은 더욱 '복잡'해서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시오패스 카리스마'는 아따금 강한 자기가치(self-worth)를동반하는데, 이는 처음 보기엔 아주 그럴싸에 보이지만 보다 가까이 들여다보면 이상하거나 어처구니 없게 보일 수도 있다. "내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언젠가는 세상도 깨닫게 될꺼야." "나를 만난 뒤로는 다른 어떤 연인도 만족스럽지 않을꺼야">(p22~23)
갑자기 그가 아닌 그녀 주변의 수많은 "매력적인" 친구들이 생각나서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소시오패스는 전체 인구의 4%정도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다 극단적인 성향을 가진 범죄자(=싸이코패스)유형의 인간들은 아니다. 그들은 그저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보통 이상의 자극을 추구하고, 병리적인 거짓말과 기만행위, 그리고 기생적인 '친구관계'를 가지는 사람일 뿐이다. 어떤 이들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 태어나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서 평생 고 주변의 몇명을 괴롭히며 살아가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그 보다 더 크지만 살인보다는 약한 일을 벌이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예를 들어 1970년대 미국에 있었던 스탬프맨(Stamp man:당연히 별명이다)은 단순히 우체국 직원들과 경찰들이 허둥지둥 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우체국을 털고 우체국 근처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감옥에 잡혀들어가고, 다시 나와서 우체국을 터는 삶을 반복했다. 그렇지만 지능이 아주 높은 경우에는 실상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고위직에 오를 수 있는데, 이는 남들보다 더 잔인하고 결단력있게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고, 그들이 위험을 선호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기도하다. 심지어 히틀러나 무가디 처럼 대량학살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 (소시오패스의 유형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시어도어 밀런(T.Millon)은 소시오패스의 유형을 10가지로 분류했는데 탐욕적인/부도덕한/불성실한/위험을 무릎쓰는/용기 없는/격정적인/무례한/악의적인/폭군적인/해를 끼치는/으로 구분했다.)
다시 말하면 소시오패스란 애정과 애착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책임감과 의무감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양심없는 애들이다. 문제는 다른 모든 정신 질환이 질환의 당사자에게 얼마간의 개인적 고뇌와 비참함을 수반하는데 비해서 소시오패스들은 유일하게 당사자가 전혀 괴롭지 않은 "질병(?)"이다. 소시오패스들 대부분은 자신의 삶에 아주 만족하며 이런 이유로 치료법도 없고 치료를 받을 생각도 없다. 그들은 단지 세상을 게임처럼 인지하며 자신의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이들을 그저 도구로밖에 인지하지 않는다. 무서운 것은 그들이 사회화되면서 타인의 감정회화에 심지어 <일반인보다 더> 잘 적응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거짓으로 애정을 갈구하고 거짓으로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유는 단 하나 "양심 있는" 사람들이 자신을 "동정"할 때 자기가 가장 편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소시오패스라는 존재들은 왜 생기는 걸까? 모든 인간이 가진 질병이 그렇듯이 이것도 <날 때부터 소시오패스>와 <살다보니 소시오패스>로 구분될 수 있다. 여기에 사회의 문화, 개인적인 경험등이 버무려져서 탄생한다. 이에 대해 더 자세한 설명은
어쨌든 이런 25명중에 한 명인 소시오패스, 양심없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피하는 것"뿐이란다. 어쨌든 이 책을 쓰신 마샤 스타우트 박사님은 소시오패스 환자보다 소시오패스에게 당해서 마음에 헐어버린 정상인들을 더 많이 만나봤는데, 이유는 명확하다. 소시오패스는 양심이 없으니까 무슨 일을 저질러도 괴로워하지 않는다.(그렇지만 당하는 쪽에서는 무척 괴로울 것이다.) 그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범위는 매우 원초적인 것으로 당장의 신체적인 고통과 쾌락 혹은 단기간의 성공과 실패에서 오는 희열이나 좌절이다. 좌절은 분노를 일으킬 수 있기에 종종 소시오패스들도 연애의 실패에서 상실감을 느끼는 것처럼 보이나, 그것은 단지 그들이 그들의 "소유권"을 주장할 물건을 잃어버린데 대한 화남이지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잃어버린데 대한 상실감이나 슬픔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증상은 Supernatural session 6에서 샘이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나는 왠만한 소설책보다 훨씬 몰입도를 높이면서 여기까지 읽고, 담백하게 소시오패스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다음 장은 소시오패스들이 일반인들이 그들에게 느끼는 "동정심"을 최대로 이용하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만약 살다가 소시오패스들을 만나면 "얼른 도망갈 것", "동정심이 일면 당신이 바보", "넌 소시오패스랑 경쟁해도 게임이 안돼", "그들에겐 치료제란 없고 개선도 없어" 라는 조언으로 그녀의 인간다운 연민을 All kill 해버렸다. 결론 또한 완벽하다. "잘 먹고 잘 사는게 최대의 복수다"
호환 마마 전쟁보다 더 무섭다는 소시오패스의 존재를 인정하고 났더니 Path가 생각났다. 누가 연구했더니 한 개인은 많은 사람들을 알 수는 있어도 진정 '친구'라고 부를 만한 인간관계는 50명이상이 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와서 만들어진 counter-facebook 싸이트인 path. 오, 50명중에 2명은 확률적으로 소시오패스일테다. 더 많은 수도 있고, 더 적을 수도 있다.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이야기도 존재한다. 산업화되고 개인화된 사회일 수록 소시오패스의 숫자는 많아진다.
이 책을 읽는동안 나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혹은 인간적으로 정이 안가는 이들(별로 많지 않다)/혹은 좀 두려운 상대들을 떠올려봤는데 실상 내가 제대로된 의학교육을 받지 않았고, 형용사라는 것은 아주 넒게 해석될 수도 있고 또 아주 좁게 해석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 그 혹은 그녀가 소시오패스라면 나 역시 충분히 소시오패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소박한 웃음의 따뜻함, 누군가와 함께 있음에 대해 감사하게 하는 마음, 상실에 의해 느끼게 되는 슬픔, 이런 것들은 얼마나 소중하며 또 따뜻한가. 만약 누군가 정말로 이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는 참 불쌍한 인간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언제나 결론은 긍정적으로. 그리고 조언도 받아들이자. 놀지 않는 것이 상책.
덧, 이 글에 나오는 모든 과학적인(?)이야기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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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공부하기 싫어서 쓴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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