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제는 Complication, 한국어판 제목은 <나는 고발한다 현대의학을>. 그러나 특별히 현대의학을 고발하고 있지는 않아서.
2. <New Yorker>에 연제한 글들을 추려 모아 만든 책이라는데 적당한 길이의 글들이 모아져있는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책 전체의 짜임새도 좋다. 기본적인 의사라는 직업이 직업적 전문성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부터 병과 치료 자체의 불확실성으로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3. 책의 내용에서 조금 비껴져 있지만 인상 깊은 부분은 그가 의사라는 직업과 글쓰기를 같이하면서 힘들었었던 만큼 좋았다는 것을 고백하는 부분이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을 통해서 고민하고 의미를 찾으면서 자신의 직업(의사)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쁜 의사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4. 일종의 과학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의학과 의료사례를 소재로 하여 풀어나가기 때문에 더욱더 담백하고 사실적인 문체가 돋보인다. 그 덜어낼 것도 더할 것도 없는 문장들과 그의 직업에 대한 의식, 그리고 삶에 대한 고민이 좋다. "살아가는 것"에 대한 태도면에서 많은 부분 공감할 수 있는 작가라고 생각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뭐 물론, 과학자에 대한 본능적인 호감도 무시 못하겠지만) 그의 책이 한 권 더 있는 것을 확인하여, 살 것인가 말것인가 고민중.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아툴 가완디(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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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좀 더 많은 의학 에세이를 읽고 싶지만, 내가 의학업계와 관련이 적은 사람이라서 그런지 좋은 책을 찾기가 어렵기만 하다. 누구나 아플 수 있지만 치료하는 방법은 너무나 동떨어진 세계의 지식같아서 안타까울 따름. 책에서도 환자의 자기 결정권과 의사의 간섭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과연 우리나라 실정에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 가능한지조차 잘 모르겠다. (뭐 이건 내 상식 부족을 공표하는 짓일 수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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