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전화를 한 통 받았는데 요는 9/4일의 결혼식을 알리는 것이었다. 일정을 기록하려고 수첩을 드니, 벌써 9월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나의 생체시계는 미쿡에 있던 5월에서 멈춰있는데. (더워서 생체 시계가 가지를 않는다 -_-; )

2. 아무 것도 기록하기 싫고, 아무 것도 하기도 싫은 더위는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에 조금 가시려는 듯하다. 왜 태풍이 오면 이리도 탕수육이 먹고 싶을까. (어제 먹었는데 -_-; )

3. 이번주에 아버지랑 나는 마치 good cop, bad cop처럼 한 쌍으로 움직이는데, 월요일에는 단지 <메밀소바>를 먹기 위해 아버지는 내가 백화점에서 영수증을 교체한 후 상품권까지 받는 일련의 "여자 놀이"를 기다려주셨고, 오늘은 아버지의 차량 점검 의무(어머니가 시키셨으니까;)겸 <콩국수 먹기>프로젝트에 내가 동참할 예정이다. 여름이 식욕이 떨어지는 계절이라 좋은 것은 아버지가 자꾸 외식 하고 싶어 하신다는 것. 여름이 식욕이 떨어지는 계절임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것은 살은 툭하면 찌기 일관이라는 것.

4. 요즘 뭐하니?라고 물어보면 요즘 정말 뭐하는지 나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요즘 아주 쏠쏠한 재미로 일상을 메꾸는 것이 있다면 다시 시작하는 미드/영드 시즌 -_-;  뒤늦게 알아 하루만에 14개의 ep를 섭렵후 곧장 시즌2의 시작일이 되어 <저 햄볶해요>를 외치게 해준 White color(수요일). 난 미스테리물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어찌되었든 이상하게 처음에는 너무 안 이뻤는데 보면 볼 수록 여주인공이 조금씩 예뻐져서 계속 보고 있는 Haven(토요일). 수년째 월요일의 기쁨은 Entourage. 그리고 요즘 가장 간절히 "기다리는" 즐거움을 주는 것은 영국 드라마 Sherlock.

5. 겸사겸사 까먹을 것 같아서 쓰는데 나는 그 동안 상식파괴자라는 책을 읽었고(역시 자기 계발서는 내 타입의 책은 아니지만 신경학적인 지식과 연관시킨 것은 좋은 아이디어였던 것 같다. 요즘은 과학 지상주의 시대니까. 그렇지만 신경학 우엑, 자기계발도 하고 싶지 않아라는 사람은 이 책이 뭥미 싶을게다.), 인사이트 지식사전이라는 책도 읽었고(조선일보 미디어 그룹에서 최근 1년+-a의 기간동안 이슈가 되었던 새로운 키워드들을 선정, 짤막하게 소개하는 책이다. 조금 더 자세한 버전의 최근 상식책? 난 의외로(의외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런 것은 좋아한다), 인문학 베스트셀러 1위자리를 몇 주 째 지키는 기염을 통하는 정의란 무엇인가(정치철학) 와 좋아하는 올리버 색스 아저씨의 뮤직코필리아(올리버 색스 아저씨의 책이 늘 그렇듯 신경외과의 임상기록 같은 것이다. 도대체 인간이 왜 음악을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음악이 인간에게 미치는 놀라운 능력들에 대한 기괴한 이야기들.)를 읽고 있다. 1Q84<3>은 번역본이 나오기 전에 다 읽어버리리랏!을 외치며 샀지만 한글판을 살수도 일본어판을 후다닥 읽을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기로에 빠져있지.

6. 그리고 영화도 봤다. 인셉션(개봉 다음날 봐주는 애정을 표시해주었지). 오션스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간간히 불러줬지만 K의 답변 <난 물속에 사는 것 싫어>. 인셉션만 봤겠어? 슈렉포에버도봤지. 이끼도 봤다. 아저씨도 봤지. 아저씨, 참 잘 생겼더라. 나라도 옆집 전당포에 저렇게 잘 생긴 아저씨가 있으면 맨날 가서 까불겠다. 심지어 햄도 구워주는데. (이끼는 솔직히 너무 긴 경향이 없지 않다. 만화를 줄이다보니 친절한 설명이 필요한 순간이 있는 것도 조금 알겠다. 슈렉은 그냥 슈렉인거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언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촘촘한 구성으로 관객을 미로속으로 빠뜨리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렇다. 아저씨는 "한국판 Taken"이라고 말하면 된다던데-막상 나는 테이큰을 안 봤다-원빈이 시원하게 다 해결해준다. 원빈은 감옥에 가는거니 안가는거니, 너무 궁금하다.)

7. 그런데 태풍이 상륙해서 경남은 사람이 죽는다는데 이 동네는 비가 그치고 다시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 아, 매미, 시끄러운 녀석.



참고,

# 25. 상식파괴자-그레고리 번스
상식파괴자 상세보기
# 26. 인사이트 지식사전
인사이트지식사전세상을움직이는키워드 상세보기
# 27. 뮤지코필리아-올리버 색스
뮤지코필리아 상세보기
#.28.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정의란무엇인가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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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e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