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쓴다. 블로그를 버리고 새로 열까하다가, 그래도 있는 놈을 잘 다독여보자는 심정으로 다시 로그인.
어이없게도 긍정적인 미래를 꿈꾸던 근 2년간의 글들을 빠른 속도로 없애고, 뭐, 내가 진짜 순진했었지 라는 썩소도 한 번 날려준 다음, 이 글을 쓴다.
예전에 S의 블로그 타이틀이 "열심히 살기 위한 블로그"여서 혼자 큭큭 댄 적이 있는데, 내가 지금 그렇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는 이유는 열심히 살기 위해서. (힝 -_-; 내게 이런 날이 올 줄이야) (그런데 지금 숙제 마감 1시간 반 전이라서 이러는 거 절대 아니다...;; )
아무튼 지난 몇 주간의 나의 상태를 정리해보자면,
나는 마음의 폐허를 딛고 일어났고,
그럼에도 아직도 가끔 황무지의 바람이 내 평안을 괴롭히고,
잠을 잘 못자서 담에 걸린다음,
정형외과에 가기 싫어서 징징대다가
약국에서 사 온 약을 먹고 알러지가 돋아서
병원에 반나절 입원했다.
일주일간의 공포는 이런 거였다. 얼굴이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지. 평생 이렇게 살게 되면 어쩌지. 이건 도대체 언제 없어지는 거지. 등등. 그렇지만 밀린 크리미널마인드와 NCIS와 NCIS LA와 the killing과 Strike back과 홈랜드와 영화 몇편을 보고 났더니 얼굴은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그리고 의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알레르기 반응 때문인지 현재 갑상선 항진 상태라고 나오지만, 증상이 사라짐과 함께 갑상선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갑상선 항진? S가 예전에 이야기했던 그 갑상선항진? 이라는 생각에 웃겨서 S의 열심히 살기위한 블로그에 들어갔는데, 타이틀이 바껴있어서 또 혼자 큭큭댔다.
글을 쓰는 것은 재미있고, 조금은 스트레스가 풀리는 일인것 같다. (나에게는)
아무도 공감하지 못할 것 같은 이 마음을 허공이 공감해준다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4월은 발랄하게 시작하는 걸로. 아깝게 보내버린 2.3월을 만회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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