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오후에 산 청바지가 오늘 정오에 도착했다.
"빨리빨리 문화 최고!!!"
2. 꺼내는 순간 바지의 크기에 새각했다.
"크겠는데?"
그러나 청바지를 입는 순간 깨달았다.
내 덩치가 컸음을;;;
3. 예쁘게 쏙 들어간 바지가 단 하나, 허리 단추가 0.5cm이하로 그 간격을 좁히지 못할 때 두가지 생각이 났다.
바꾸느냐/노력하느냐
3년 반전에 백화점 청바지 매장 언니가 한 명언이 생각났다.
"청바지는 들어가는게 맞는거에요"
4 아침에 체중계에 올라가보고 좌절한 어마마마를 놀려댔다. 뒤따라 나도 체중계에 올랐다가.
왕 좌절...
뭐냐, 저 숫자는,
설 연휴의 저주가 도착했다.
5 그래서 오늘은 도서관 4층까지 걸어 올라갔고, 일부러 도서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내려주는 버스를 탄 후 좀 걸었다. 활동량을 늘려야지. 이참에 걸어다닐까? 생각도 했다. 날씨도 바쳐준다!
6 하지만 움직인만큼 맛있게 점심을 뚝딱 해치웠고, 그 "먼" 정거장 앞에 있는 투썸 플레이스에서 라떼도 한 잔 먹었다. 큰 깨달음이 생겼다.
활동량이 늘어나면! 살은 안빠지고 지갑에 돈이 빠진다.
7.청바지는, 모델 Fit 과는 다르지만 그 훌륭한 할인 가격에 비춰볼 때 아주 만족 스럽다. 포장지에 함께 들어있던 명함에 <구매 감사합니다. 예쁜 후기 남겨 주세요> 라고 써져있어서 써봤다. 물론 그 아저씨는 여기에 후기를 남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8. 그렇다! 나는 노력했다.
노력하는 이들에게 축복있으라.
그리고 끝내 성공하리랏.
9. 착샷을 날리라는 요구들이 있었는데, 핸드폰 카메라가 고장났다. (나에겐 아이폰5를 사야하는 수 많은 이유들이 있다.)
10. 청바지가 들어가는 것과, 또 잘 어울리는 것은 별게다. 그러나 청바지는 전혀 체형을 커버해주는 아이템이 아니라는 점에서 원성과 동시에 로망을 얻고 있다. 청바지에 흰 티를 입고도 예쁜 여자!
<you know what i'm saying...>
(참고로 난 까만 니트 목폴라에 청바지의 남자, 좋아한다. 머리는 당연히 살짝 긴 스포츠머리)
11. 그러나 또 어울리는 것과 입고 싶은 것은 별개다.
12. 어쨌든 그 0.5cm의 간극이 나에게 남긴 것은, 골반-이 바지는 그래, 골반에서 잠긴다. 미국에들이 허리가 없어서 일까,-에 붙어있는 미묘한 살들이 어떻게 조금 안 빠질까의 문제이다. (배는 바지 끝단의 위에 있기 때문에 아웃오브 안중이 되어버렸다. 그래 결국 인간은 근시안적인 존재일 수 밖에 없다,) 밥을 먹으면서 어마마마께 그 이야기를 했더니 어마마마가 말씀하셨다.
안빠져
거기는 더더욱.
13. 내가 그 청바지를 입을 만한 일은 아무리 따져보아도 3월이나 되고 나서의 일이다. 뭔가 억울한 느낌이 든다. 뭔가 억울해서 한 벌 더 사고 싶다. 세상에! 이 세상에 세일하는 옷은 왜 이리 많은지! 이 세상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봐서 예쁜 옷은 또 어찌나 많은지! 이 세상에 "새 옷"이 필요한 순간은 또 어찌나 많은지!!"
14. 그리고... 청바지에 맞는 구두도 필요하다.
15. 누가 "소유의 종말"을 말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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