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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3 조각 케익 위의 딸기 5
노트2010. 3. 23. 21:57
Strawberry on the short cake.

1. 동명의 일본 드라마가 있다. 당신은 조각 케잌위의 딸기를 먼저 먹습니까 나중 까지 남겨뒀다가 마지막에 먹습니까?
많은 일본인들이 저 질문을 한 번에 알아듣는지 아닌지는 나야 모르지만, 우리 나라에 그것도 내가 만나본 사람들은 대강 다 못알아듣더라. 그러니 제대로 의역하자면; 좋아하는 걸 먼저 먹는편? 아껴뒀다 나중에 먹는 편?

2. 경제학에서는 좋은 일에 뜸을 들이려는 경향을 완미효과(savoring effect)라고 한다. 남태평양의 섬에가서 한달 간 휴가를 즐기는데 내가 돈은 다 대줄께. 언제쯤 떠나고 싶니? 라고 물으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일주일 후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일은 당장 겪고 싶어 하는데 이를 공포효과 (dread effect)라고 한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인간의 행동 특성을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사건이 일어나기전까지의 인간의 기대감의 문제라는 것이다. 즉 좋은 일이 생기기전까지는 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를 상상하며 즐거워 할 수 있기 때문에 상상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쁜 일일 경우 그 일이 불러 일으키는 공포나 불안감을 없애고자 되도록 빨리 경험하려한다는 것이다. 

  <Good Things> ~기대/ 즐거움~
------@---------------------------!----->
        현재                                    사건
   <Bad Things>   ~불안/ 공포~
(과연?)

3. 역시나 나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훌륭한 소비자가 아니라서, 좋아하는 걸 꼭 나중에 먹으려고 한다.
도서관에 있으면 가끔 입이 심심해서(그러나 도서관은 언제나 군것질하기 용이하지 않은데 위치하니까) 사탕을 사다놨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레몬맛인데, 항상 사탕을 꺼낼 때마다 "음 레몬맛은 아꼈다 나중에"라고 생각하는 바람에 결국 어느날 문득 알아차리고 보니 사탕 상자에는 온통 레몬 맛만 남아있는 것이다.
내 사탕 상자를 목격한 Master Shin이 노란 사탕을 입에 집어 넣으며 말했다.
"리라야,이게 무슨 뜻인지 알아? 넌 M이야."
Shin이 심리학이나 의학(그 중에서도 정신과)을 전공하지 않아 주어 얼마나 다행인지. -_-;;

덧, M 은 마조히스트의 M

4. Strawberry on the short cake의 문제에 대해 주절 주절 설명을 하자 Y가 넌 늘 별 쓸데 없는 걸 묻는다는 듯이 대답했다.
난, 딸기만 먹어

5. 이 문제가 얼마나 기대/공포의 문제로 치환 될수 있는지도 ,가학/피학의 문제로 설명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온통 노란색 사탕만 남은 상자안을 보니까 순식간에 사탕이 먹고 싶지 않아졌다. 그러니까 내 말은, 많이 좋아해도 선택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레몬맛 사탕을 가장 좋아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나는 레몬맛 사탕보다 다양성과 선택권이 주어지는 상황을 더 좋아한다는 것.

5. 아무튼 계속 구차하게 변명을 해 봤자 뭔가 내가 S나 Y에 비해 소인배임이 분명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별 상관없으면서도 묘하게 자꾸 이어서 생각이 나는 이야기를 해 보자. 이런 유명한 실험이 있다. 인내력이 성공에 아주 주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월터 미셸 박사는 이런 실험을 했다. 실험자는 마시멜로우를 담은 접시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방안에 혼자 있는 아이에게 자신이 올 때까지 먹지 않고 있으면 2배의 마시멜로우를 주겠다고 말하고 나간다.
90%가 넘는 아이들은 마시멜로우를 홀라당 먹어 버리지만 참고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아이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이렇다
첫째 미래 가치를 고려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둘째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 성공한다.
셋째 먹을 걸 두배나 줄 수 있는 사람 말을 잘 들어야 성공한다.

마쉬멜로우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성공할 게 아니고? (적어도 메타볼릭 신드롬에 걸릴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건강도 성공의 중요한 요소다 알다시피)

이 이야기의 진정한 위너는 다음과 같은 아이들이다. 홀라당 먹어치우고는 실험자가 돌아오면 자기가 안 먹었다며 빨리 약속한대로 2배의 마쉬멜로우를 달라고 한다.
Posted by ae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