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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5 가치체계(value system) 3
노트2010. 5. 25. 00:40
1. 각 사회는 그 사회가 다른 것보다 중요시하는 핵심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 가치의 위계 서열을 가치 체계라고 한다. 이는 문화를 통해 사회가 내적으로 통합되는 원리를 형성하게 된다. 개인에게도 역시 가치체계가 존재하는데 이를 흔히들 "가치관(價値觀,values)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가치관이란 한 사람이 가지는 어떤 사물이나 대상의 역할,의의, 중요성등에 대한 평가를 의미한다.

2. 괴짜심리학이라는 책의 맨 앞부분에 Q테스트라는 것이 나온다. 이마에 Q를 써보라고 하는 꽤 간단한 성향 테스트이다. 어쨌든 이것은 자신의 가치관을 사회의 가치체계와 일치시키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판단하는 테스트이다. 
물론 극단적으로 자기자신만의 가치체계를 가진 사람은 물론 아주 간간히만 존재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에 적응하고 교육 받기 때문에 사회의 가치체계 안에서 자신의 가치체계를 구축해간다. 그렇지만 사회가 제시하는 가치들중 어떤 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이 있고, 사회의 가치 대부분을 그대로 흡수하는 사람들이 있다.  

3. 보수적인 가치관은 기존의 가치체계를 중시하는 것이고 진보적인 가치관은 기존의 것의 일부 혹은 전체의 수정을 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상 어느 사회에서든 주류는 보수, 개혁은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다. 덧, 이것은 사회적인 수준의 이야기이지, 정치적인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말만 보수/진보지 별반 다를 바 없는 정치권은 뭐냐는 질문을 회피하기 위해 단 단서이다 --; )

4. 오늘 C와 오랜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버스를 타고 분당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A나 B가 너에게 80점 이상의 사람들이라면, D나 E,F는 60점 플러스 마이너스인거야. 물론 D,E,F도 나름대로 매력적이지. 하지만 걔네가 가지고 있는 매력들은 니가 별로 큰 가치를 두는게 아닌거지. "
라고 C가 말했다.

5. 그렇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도 나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다른 가치보다 우선하는 항목들이 분명하게 있다. 그래서 우리는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끼는 가 보다. 누군가가 <쟨 너무 지겨워>라는 말을 하는 "쟤"를 나는 <너무 너무 매력적인걸> 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이런 것이다.
내가 말했다.
<내가 남자라면 Z와 결혼하고 싶을것 같아>
그러자 남자인 친구가 대답했다
<그러니까 니가 여자인거야>


6. 그러니까, 내가 하려는 말은-아무튼 또 쫑알쫑알 떠들어 대는 바람에 옆 길로 새어버리기 일보 직전이지만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가면- H는 나의 가치체계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사람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고 녀석이 그걸 알아서 그렇게 까부는 지는 모르겠지만. -_-; 담담하고 꾸준하게 자신의 길을 가고 있으니까! (사람은 역시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바라는 것인지, 나 역시 내게 없는 항목들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성실, 인내, 침착, 등등등)

7. 왠지 "안녕"이라고 말할 때 너무 아쉬웠던 것은, 자주는 아니었지만 엉뚱한 농담 코드로 나를 깔깔 웃게 해주고 뼈가 저리고 마음이 시린 멘트를 마구 날려주어서 나에게 현실을 자각 시키며 휘청휘청하게 만들어서 였어서랄까. 아무튼 때때로 그리울 꺼 같아 T-T  흑흑

8.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가로수길의 Deux Amis라는 까페에서 수다를 떨었다. 가로수길에서 올라가다가 리틀사이공 골목으로 들어가서, 리틀 사이공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면 있음. 엄청나게 단, 직접 만드는 케익을 파는 것이 특징 (케익은 6500원 정도). 커피값은 평범했고 리필 가능(사랑해요 사장님). 테라스 자리가 꽤나 좋고, 테이블마다 생화가 꽃혀 있는 것도 좋고, 사장님이 친절한 것도 좋고, 의자가 예쁘다는 것도 좋은 가게.



9. 가치관이라는 것은 역시나 변하기 마련이라서, 스무살 때 중요시 하던 가치와 지금 중요시 하는 가치가 다르다. 나에게 있어서 "성실함"이라는 덕목은 비중은 점점 상승 중. (나이를 먹는다는 증거처럼 들리는 발언) 변하지 않은 게 있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믿을 수 있는"사람이 좋고, 내게 있어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란 "한결 같은" 사람이다. (한결같이 성실해도 좋겠지만, 한결 같이 뺀질 거려도 좋다.)

10. 스무살 때 그와 사귀었던 것을 스무살의 나의 가치체계에서 그는 95점짜리 인간이었기 때문이고, 스물 일곱에 그와 사귀지 못한 것은 나의 가치체계가 변하고, 그가 변해서 나에게 그가, 또 그에게 내가, 50점대의 인간이었기 때문 아닐까. 시간이 흘러가는 것은 인간의 능력의 범위가 아니고, 내가 변하고 또 타인이 변하는 것도 바람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의 시간들을 흘러갈테고, 타인의 선악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것을 충분히 배운 나이가 되었지만, 판단할 수 없어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할 수 있지.

그러니까, 오늘도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헤어진 사람들에게도 감사하고. 내일 만날 사람들에 두근거리면서 살아도 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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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e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