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부단'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3.06 합리적 소비자 1
노트2010. 3. 6. 00:23

1. 일반적인 미시 경제학에서 아주 기초적인 가정 중에 하나는 <합리적인 소비자>를 가정한다는 것이다. 현대에 들어 인간이 결코 합리적일 수만은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행동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2. 미시경제학에서 합리적인 소비자의 선호는 효용함수로 대체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이 소비자 선호이론이다. 소비자 선호이론은 다음과 같은 3가지 기본적인 가정(=공리)을 바탕으로 시작한다.
 
<1> 완비성(Completeness)
      -합리적인 선호자라면 둘 이상의 상품 묶음이 존재할 때, 자신이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는지, 혹은 선호가 없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판단력의 문제다)
 <2> 이행성(Transitivity)
      -상품 묶음 A,B에 대해 A를 B보다 덜 좋아하지 않는(더 좋아하거나 똑같이 좋아하는: A≥B) 소비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소비자가 또 다른 상품 묶음 C에 대하여 B를 C보다 덜 좋아하지 않는(B≥C)다면 이 것은 즉 A를 C보다 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A≥C)
      -이행성이란 선호의 일관성(Consistency)가 있음을 의미한다. 어떤 소비자가, A>B 이고 B>C인데, C>A! 라고 대답한다면 이 소비자를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선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
 <3> 연속성(Continuity)
      -합리적인 소비자라면 두 상품 묶음간에 아주 작은 차이만 있다면 이들에 대한 선호도도 아주 작은 차이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공대적으로 말하면 연속함수인거다.

3. 전날의 과음후 엄마에게 달달 볶이던 아버지에게 내가 물었다
 -아빠, 엄마가 좋아? 내가 좋아?
 -당연히! 니 엄마지 :)
 -그럼.... 엄마가 좋아? 술이 좋아?
 -응, 술!
  ......
  근데.... 술보단 니가 좋은데.

4. 이행성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우리 아버지. 합리적인 소비자에서 제외됐다.

5. 그의 딸인 나는 더 문제가 있다. 난 완비성부터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이라 자판기 앞에서 10분간 망설이다 결국 아무것도 못 먹는게 내 인생이다. 이걸 중국아이들이 간단하게 4글자로 요약했는데, 바로 우유부단(優柔不斷, lack of decision)

6. 그래서 결국 살림은 "합리적인 소비자"인 엄마가 해야하는 것인가보다. 잘 살펴보면 어마마마는 저 3가지 공리를 모두 훌륭히 충족시킨다. 그것도 모질라 강단조성(strong monotonicity)마저 만족시킨다.

7. 강단조성은 뭔가요? 강탄력성은 효용이론에서 합리적인 소비자의 요건을 규정한 공리는 아니다. 단지 경제학에서 분석의 편의를 위해 보충적 공리로서 도입한 개념으로, 상품 묶음 A와 B가 그 종류는 같고 수량에서 차이가 날 때 합리적인 소비자는 양이 더 많은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쉬운 말로 하면 다다익선(多多益善 The more, the better!)
Posted by ae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