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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2010. 3. 22. 22:34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감독 루이 시호요스 (2009 / 미국)
출연 리차드 오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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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3.19)
www.takepart.com/thecove

1. 영화
2. 해양 자원의 문제
   ~생물 종의 보호와 획들에 관해서
3. 문화의 다양성과 지구 문제의 해결
4. 객관성과 지구 문제
5. 기타

1. 영화에 대해
   아카데미 상을 받으면서 일본을 들썩 하게 했던 영화. 엄청나게 잔인하기 때문에 사실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겠지만, 여느 보도 다큐가 그렇듯 생각해볼 문제는 잔뜩 남겨 놓는다. 영화는 일본 본토에 있는 어촌 마을 타이지에서 일어나는 연간 2만 3천마리의 돌고래 포획에 관한 내용.

 일단 영화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무엇보다 주제의 무거움을 잘 풀어냈는 점.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이사이에 유쾌한 에피소드(돌고래 풍선. 구금 에피소드. 영화 소품)들을 집어넣음으로서 매끄럽게 스토리를 풀어갔고, 묘하게 잔인한 장면은 늘 일본인이 주인공이고 유쾌한 장면들은 미국애들이기 때문에 영화의 주제에 확실히 공감하게 하는 장치이기도 한 듯 하다.(개인적으로 구금 이야기할때 빵터졌었음)
 그리고 아마도 돌고래를 살리려는 이 프로젝트의 주동자가 돌고래 조련사였던 릭이어서 인 듯하지만, 돌고래의 특징인 호기심이 많고 지능이 높으며 인간에게 호의적인 동물이라는 것을 잘 부각 시켰다. 서퍼와 다이버들의 개인적인 에피소드라던지-무엇보다 다이버가 돌고래와 같이 헤엄치는 장면은 정말 아름답고 황홀하기 때문에 아마 대부분의 영화를 본 사람들은 저런 돌고래를! 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듯하다-릭이 이 일에 뛰어들게된 계기 등 철저하게 미시적으로 개인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돌고래 사냥을 그만하게 도와주세요>라는 메세지는 제대로 전달 하고 있다.
 끝으로는 등장하는 영화 장비와 기술. 사실 내가 다큐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한데, 너무나 매니악한 분야라서 엄청나게 신기한 장비들로 촬영하니까(사실 보도 다큐보다는 자연다큐가 더 그런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에서도 열감지 카메라나 미군용 감시 카메라 같은 것들이 등장해서 한 1초지만 두근두근하게 해준다.

하지만 환경 운동의 영화들이 다들 그렇듯 이 영화의 약점은, 그 객관성과 과학성의 문제일텐데, 일단 일본에서 가장 먼저 제기한 반론은, 돌고래 고기가 수은 중독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증거가 없다는 것. 다큐에서 제시한 논리를 따라가더라도, 수은 중독을 이야기하자면 먹이사슬의 상위 계층에 있는 동물의 고기는 모두 수은 농도가 어마어마할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러나 이것은 과학자들이 증명해 낼 이야기;; ) 그리고 전통 문화와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라는 주장에 대한 것도 물론 나올만한 문제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왜 돌고래를 보호해야하는가? 단지 인간과 친해서?>인 듯하다.

2. 해양 자원의 보호를 위한 노력
  1)문제; 바다 자원의 남획
    사실 얼마전에 UN 도하 회의(CITES)에서 참다랑어의 수입 수출을 금지하자는 것이 논의 되었었다. 참다랑어의 개체수는 1970년대 이후 40년간 74%가 줄어들었고, 이 참다랑어의 최대소비국은 알다싶이 일본, 전세계 소비량의 80%를 쓰고 있단다. 그렇지만 UN 회의에서 수출입 금지에 찬성한 국가는 단 3국가(미국 캐나다 모나코). 일본은 반대한다 치지만 다른 국가들은 왜 수출입 금지에 반대할까? 이유는 단순하다. 참치 잡아다 일본에게 파는 것이 돈이기 때문. (참고로 우리나라는 일본 대만과 함께 참치 3대 어획국 중에 하나다)

 여기서 문제는 과연 참다랑어가 멸종위기 종일까? (참고로 말하면 참다랑어(bluefin fish)는 그렇다. 길에 널린 참치 통조림을 멸종위기 종으로 만드는 거에요? 라고 물어보면 그건 황다랑어. 다랑어 종을 우리 나라에서는 모두 참치로 부르며 그 중 가장 귀한 것이 참다랑어로 주로 횟감으로만 쓰인단다) 미국,캐나다, 모나코는 그렇다고 말한다. 일본측의 주장은 말도 안돼! 아무도 개체수를 샐 수 없는데! 이다.

 문제는 바다 자원, 그 중에서도 생명체인 어류의 경우 걔네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그 개체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가 합의 하에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자원인거고, 그렇지만 그 합의가 잘 이루어 지지 않는다. 하지만 참다랑어가 사라지고 나면 누가 가장 아쉬워 할까? 참다랑어는 이제 세계에 존재하지 않으니 참다랑어회는 너네는 못 먹는다, 라고 후손들에게 말하는 일본의 기성 세대일까? 아니면 참다랑어가 뭐에요? 라고 생각하는 아프리카의 어느 국가 일까.

 비슷한 경우가 이미 국제 회의상에서 금지 된 고래의 포경에 관한 것이고, (고래는 식용으로 포획하는 것이 금지 되어있다. 단 학술적 연구를 위해서 잡는 것이나, 우연히 고래가 그물에 걸려 사망한 경우에는 그 고기를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The cove>가 말하는 돌고래 사냥에 관한 것일 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자원에 대해서 case by case로 해결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 그리고 과연 어종이 먼저 없어질 지 국가들이 합의에 먼저 도달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바다 자원 중 생명종의 문제가 가진 문제 일 것이다.

 2)국가적 수준에서 국제적인 노력의 실패
 이번 UN CITES에서 참다랑어의 수출입 금지안이 부결 된 사건에서도 그렇지만 어찌되었든 어떤 동물 종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은 합의에 도달하기 아주 어렵다. 각 국가내의 문화나 가치관에 따라. 의사결정 과정에 따라. 경제 발전 정도에 따라 의사가 달라질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 보호에 관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것이 미국과 캐나다 인것도 그렇고 대부분 그 동물을 수출하는 입장에서는 <사람이 먹고 살아야지 무슨>의 입장인 것이다. 그렇지만 늘 경제적인 악력이 이런 식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 예를 들면 고래의 포획에 관해가장 반대하는 나라는 호주란다. 호주에서는 고래를 구경하는 관광상품이기 때문. 그렇지만 어느 북반구 국가가 그 금덩어리를 잡아다 먹는 걸로 쓰니 으르렁 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하나는 문제에 직접 관련되는 나라가 있고 직접 관련되지 않는 나라가 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나라가 국제회의에서는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문제. 영화에서 IWC회의를 반코메디 수준으로 그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이다. 일본과 같이 <저는 생선 없이는 못살아요>라고 말하는 나라도 있지만 <그 생선이 뭐에요? 우린 걔네 본적 없지만 잘 살아왔다구요! 그러니 잡아도 별문제 없지 않겠어요?>하는 나라가 있는 것이다. 원래 그런 생각인데 일본 등에서 반대표를 던저 달라고 돈까지 쥐어주니 이건 아주 누워서 떡먹기다. 

그렇지만 과연 일본과 같은 생선의 주수입국이나 주수출국이 나쁜걸까? 사람이 먼저 먹고 살아야지! 이거 못 팔면 우린 굶어죽는데! 라고 어느 국가의 어부가 말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니까, 우리는 다시 빙글빙글 돌고 도는 난제로 들어가는 것이다.

3)금지를 강요할 수 있는 제재수단의 부재
 또 하나의 문제는 금지 조약을 발효하는데 성공한다고 해도 금지를 강요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데 있다. 일단 국가 수준에서는 <나는 그 동물의 사냥을 금지시키는데 반대하는걸요>했기 때문에 그 동물을 그 나라에서 계속 잡으면 어쩔 수 없는 것.
그에 대해서는 지금 많은 환경 보호론자들이 가지고 있는 해결책은 아주 미시적인 것이다. 국가 수준의 금지를 못하더라도, 개인들이 공감하면 된다는 것. 포경을 금지한 조약이 만들어진 계기도 어떤 영국 사람이 <고래의 울음소리>를 녹음해서 배포한 것이 환경 운동이 급물살을 타게 된 계기였다. 또 예전 미국에서도 바다 거북이 그물에 걸렸을 때 빠져 나갈 수 있는 개폐구를 달아놓은 그물을 사용하는 어선에서 잡은 물고기를 가공한 식품에만 바다거북 스티커를 붙임으로서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 적이 있다. 물건을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이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선택하게 하는 것만이 보호할 필요가 있는 동물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고방식은 아주 정확히 The Cove에도 적용 되어있다. 일본인들이 타이지 마을에서 그렇게 돌고래를 잡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자신들이 먹는 고래 고기가 사실은 제대로 된 식품검사를 받지 않은 돌고래 고기라는 것을 안다면, 분명 돌고래 사냥에 반대할 것이라는 것. 그래서 그들은 말한다. 홈페이지에 와서, 싸인해주세요. 가능하면 일본에 사는 친구에게도 알려주세요 (이 영화는 일본에서 상영이 제한되었다)
www.takepart.com/thecove

3. 문화 다양성의 문제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각각의 문화가 다르다는데 있다. 우리는 <어떤 개>들을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사실 우리가 치와와를 고와 먹는 것은 아니다), 어떤 나라들은 개들이 얼마나 훌륭한 인간의 친구인데! 라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일본인들은 고래를 사시미 감이라고 생각하지만 호주 아이들은 고래를 요트 타고 바다에 나가 구경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네는 원숭이 뇌도 먹고 제비의 집도 먹는다. (제비를 먹는 것은 아니지만 제비가 집을 만들기 위해 죽어야 하는게 문제다) 모기 눈까지 먹는 문화가 있는데 뭘 이걸 하나하나 따지고 있겠는가.
 The cove에서 타이지 마을 사람들은 돌고래를 잡는 것이 자신의 전통 문화라고 이야기하는데 영화 제작자 측의 주장은, 도쿄나 오사카등 대도시 사람들은 돌고래를 먹는거라고 생각 안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전통 문화도 있습니까? 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있다. 내 생각에 북경 사는 사람이 티벳 아이들이 뭐 먹는지 신경 안쓸꺼 같다. 우리나라도 고래를 먹는다. 울산이나 포항가면 고래 고기 파는 거리도 있단다. 그렇지만 나는 고래도 먹는다는 걸 대학교때 알았다. (니가 멍청한거야 -_-; 라고 말하면 할 말 없지만, 나는 그 영화에 등장하는 <돌고래를 먹는다구요?>하는 도시 아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전통 문화라는 타문화를 존중하는 것과 동물에게 잔인하게 대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은 의외로 쉬울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 동물이 지금 멸종 위기라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 한다면 더 쉬워지지 않을까.

그런데 과연 돌고래는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걸까?

4. 객관성의 확보와 지구문제.
1) 개념의 일치 문제.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에서 가장 중요하고, 그만큼 가장 합의가 안되는 쟁점은, <어떤 것이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의 문제이다. 고래는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동물일까? 북극곰은? 돌고래는? 참다랑어는? 개는?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다고 말할 때의 기준도 아주 다양하다. 고래/북극곰/참다랑어는 멸종 위기라서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단다. (반대는 걔네는 절대 멸종위기가 아니라는거다) 개는 인간에게 친근한 동물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단다 (반대는, 너는 개를 키우니까 그렇게 말하겠지. 나는 뱀을 키운다, 이다. (세상에는 심지어 바퀴 벌레를 기르는 사람도 있다))
  고릴라/침팬치/돌고래 등은 걔네가 지능이 높기 때문에 (돌고래의 지능은 사람과 비슷하다.) 보호해야한단다. 
  과연 보호해야할 가치가 있는 동물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보호해야할 가치의 기준을 정한다고 해도 그 미묘한 정도의 차이는 또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2) 과학적 타당성의 확보 문제
   또 하나의 객관성 문제는 과학성의 문제이다. 과연 참다랑어나 고래는 지금 멸종 위기인가? (지구에 몇 마리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비슷하면서도 아주 오래된 분쟁 거리를 우리는 모두 안다. 과연 지구는 인간 때문에 온난화 되고 있는가? 이 질문이 나오는 순간 누군가는 머리를 잡고 <아 답이 안나오네>라고 말할 지도 모르겠다. 
 The Cove에서는 이런 문제도 나온다. 과연 돌고래를 먹는 것이 수은 중독을 필연적으로 초래하는가? (사실 문제는 돌고래 고기 자체보다는 그 돌고래 고기가 고래 고기로 둔갑해서 팔리기 때문에 제대로 된 식품 검사를 받지 않는다는데 있다. 기준치보다 높은 수은이나 다른 독성 성분이 함유된 고기가 마음대로 유통 될 수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일본인 두 사람이 나와서 학교 급식에 고래 고기를 넣지 않도록 해달라고 양심선언을 한 것도 이런 위험성 때문일 것이다.)  
   알다 싶이 과학이란 그 자체가 객관적이기 그지 없다기 보다는 과학자의 데이터 해석의 문제이다. 그러니까, 결국 개인의 의견이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돌고래 고기는 먹으면 안되는 걸까? 돌고래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동물일까?
  이 어려운 문제를 지금의 환경 운동가들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한다. <고래 고기>라고 말하지 말고 <돌고래 고기>라고 말해. 그리고 소비자가 어떻게 판단하는지 보자고! 라고. (그래서 돌고래를 잡는 것에 대한 반대 다큐 영화는 나와도 우리나라에서 개를 잡는 것에 대한 반대 다큐는 안나오나보다. (다들 개인걸 알고 찾아가서 먹고 있으니까? )

5. 기타
  마지막으로 이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탔을 때, 일본에서 나온 많은 반응 중에 하나가 나에게는 인상 깊어서 남긴다. 어느 앵커 아저씨가 이렇게 말했다. 과연 일본 내에서 이런 다큐가 만들어 졌다면 최고의 영화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아니 과연 이런 영화가 만들어 질 수는가에 대해서 반성 해 보아야 한다고.
  비판과 이의 제기라는 문화에있어 아직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에서는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큐 제작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는 것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지만 남의 바른 소리는 쓰더라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언제나 미국 문화의 가장 강한 힘 중에 하나가, 비판자를 받아들이는 태도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그랬다. 미국의 국제 정치에 대한 가장 신랄한 비난자는 노엄 촘스키인데, 노엄 촘스키는 미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의 교수라고.
  우리나라는 어떤가. <반대? 허?>라는 태도가 당연한 것이 되어있어서 씁쓸할 때가 있다. 진중권씨가 결국은 모든 교수직을 잃었을 때, 진중권씨의 팬이 아니더라도 씁쓸한 것은 나 뿐 만은 아니지 않을까?
 과연 우리나라를 비판하는 영화가 만들어졌고 그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받았을 때, 우리 나라는 반성의 멘트 중에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있는 건지도 생각해봐야할 듯하다.

6. 덧,
 나의 사고방식은 어느정도 미국애들이랑 비슷해서, 쪼개서 생각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고래 고기의 수요가 부족해서 돌고래를 잡는 것이 현실인걸. 이라고 해도, 그렇다면 제대로 소비자에게 <이건 돌고래에요. 고래 고기랑 맛은 비슷해요>라고 해야한다고. 그 다음은 소비자의 선택의 문제.
 그렇지만 정말로 <피바다>를 보고 나니 The cove의 제작자측의 편을 들고 싶어지는 것은, 아마도 잘만든 다큐 영화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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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eons